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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양칼럼조회 수 : 415
2011.02.03 (16:57:53)
박스에 담겨서 부모님 댁 지하실에 보관되어 있던 서류와 문서들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먼지에 뒤덮힌 몇년전의 서류에서부터 수십년 전 초등학교 졸업앨범까지 정리를 하면서 하나씩 살펴 보았는데 자그마한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났었습니다. “아! 이런 친구가 있었지. 지금은 어디서 뭘할까?” 야! 이 미분, 적분 문제를 쉽게 풀었는데 지금은 이게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네” 기억을 더듬어 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학교 성적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잊어 버렸던 선생님들의 성함과 짧지만 그 분들의 평가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각 과목의 성적도 굵은 잉크 글씨로 적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수수 낙옆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화려한 성적표였는지... 아니면 양떼만 보이는 광활한 방목장이었는지... 방목장도 못되고 그저 알아주는 양가집의 아들이었는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만 오랫만에 예전을 추억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수, 우, 미, 양, 가. 예전부터 학교에서 성적을 메길 때 사용했던 등급입니다. 수를 맞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만 혹시라도 성적표에 양이나 가가 적혀 있으면 어떻게든 부모님이 보시지 못하도록 숨겼던 기억이 납니다. (양, 가를 받아 봤다는게 아니라...) 그런데 이 수, 우, 미, 양, 가가 실은 잘했다, 못했다의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우리의 선생님들은 이런 글자를 사용해서 학생들의 등급을 매긴 것이 아니라 사랑의 의미로 한자, 한자를 사용하셨습니다. 수(秀)라는 글자는 '빼어날 수'로 매우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우(優)는 '넉넉할 우'로 도탑다, 잘한다는 뜻입니다. 미(美)는 '아름다울 미'로 역시 좋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잘했다는 말입니다. 양(良)은 '어질 양'으로 ‘좋다’, ‘어질다’, ‘뛰어나다’의 뜻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good’ 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수, 우, 미, 양이 나름대로 좋은 의미로 잘한다는 뜻이라면 ‘가’만은 못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可)는 '옳을 가'를 씁니다. 못한다가 아니라 ‘괜챃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 것이지요. 수, 우, 미, 양, 가... 어느 하나도 “넌 못하는 아이야. 포기해야 돼. 가능성이 없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등급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선생님들은 성적표를 작성하면서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계셨던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사랑이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조금 뛰어날 수도, 조금 못할 수도 있지만 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보살피고 격려하고 세워가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향한 사랑의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요? 일년 52주 중 출석 90% 이상이면 ‘수’ 교인이고, 80% 이상이면 ‘우’... 헌금을 몇만불 이상 하면 ‘수’이며 그 다음은 ‘우’... 빈손들고 주님을 찾아 나오는 사람들은 ‘가’ 교인이다... 그러지 않으십니다. 사랑의 하나님이시고, 그 사랑으로 우리에게 오신 주님이시기 때문에 우리 주님 눈에는 모두가, 죄인이든 의인이든 사랑스러운 것이고 다 “빼어나고, 넉넉하고, 아름답고, 어질고,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그저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의 가능성을 축복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이지요. 우리들도 이러한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 보기 원합니다. 내 판단과 기준에 맞추어 수, 우, 미, 양, 가를 따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셨던 것처럼 서로 용납하고 받아 들이면 좋겠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는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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