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 전의 일입니다. 하루는 뉴저지 북부에 위치한 한인마켓에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 갔는데 매장에 들어갈 때부터 왠지 통로에 청소년들이 쫙 깔린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제가 섬기던 교회 애들도 몇명이 모여 있길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볼일을 보다가 시간이 되어 매장 안에 위치한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푸드코드도 평상시와 달리 여기서 쑤근, 저기서 쑤근, 사람들이 저마다 모여서 이야기하며 자꾸 눈치를 살피는 둥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무슨 일이지? 특별한 일이 있나? 궁금한 마음에 음식 오더를 받으시는 분에게 오늘 뭔날이야에요?하고 여쭤 보았더니 다른게 아니라 당시 한참 인기가 있었던 “무한도전”이라는 한국의 쇼프로그램에서 뉴욕원정을 왔다는 것입니다.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재석씨와 박명수씨 등이 한국음식 요리라는 도전을 위해 그날 그 시간쯤 마켓에 온다는 소문이 나서 평일 저녁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야! 잘 왔구나!”는 생각이 들면서 언제 오지 궁금한 마음을 가눌수가 없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면서도 조금만 사람들이 입구쪽으로 가는 것 같으면 눈길이 그리로 가고, 조금만 웅성하는 것 같으면 밥먹다 말고라도 뛰어가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거니까 꼭 유명인들을 먼 발치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평상시면 30분이면 식사를 마칠텐데 그날은 일부러 깨작 깨작, 최대한 천천히 음식을 먹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위를 살펴보니 그곳에 있던 모든 분들의 시각과 입구로 향하고 있었고 촉각을 세워 조그마한 동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것이었습니다.

30분, 45분, 1시간, 1시간 반... 잠깐 왔다가 필요한 볼일만 보고 집에 가야지 했던 계획은 어디로 간 곳이 없고 어떻게든 시간을 끌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대와 달리 온다는 무한도전 팀은 콧배기도 보이지 않고 결국 두시간 가까운 아까운 시간을 기다리는데 보내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결국 그 마켓에는 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사람, 두사람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포기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는 길에 마음에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유재석씨가 온다는 소문에도 모든 신경을 다 써서 이제나 저제나 올까 기다리는 내모습이 한편으로는 silly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보다 내가 과연 곧 오시겠다고 약속한 예수님의 말씀에 이렇게 반응하고 있나하는 회개의 깨우침이었습니다. 주님 이제 곧 오신다고 했는데... 여러 세상의 징조를 보며 이제나 오실까, 저제나 오실까... 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오늘의 삶의 분주함에 태만하여 혹시라도 주님 오심을 깨닫지 못하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도적같이 오리라”하셨습니다. 오늘이라도 오실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이라도 부르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세상에 눈이 어두워 주님 오심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향을 주님께 향하여 준비된 모습으로 기다리는 사람들 되기를 바랍니다.